16년 연속 무분규 협상 타결
조합원 64.5% 찬성으로 가결
신차 개발 전략 합의안 포함

KG모빌리티가 또 한 번 기록을 썼다. 2010년부터 이어온 무분규 타결이 올해로 16년째를 맞은 것이다.
더욱이 이번에는 단순한 협상 타결이 아니라, 그 안에는 신차 전략과 미래 기술 강화라는 회사의 청사진까지 담겨 있어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노사 양측 모두 한발씩 양보하며 상생의 해법을 찾아낸 결과다.
미래 담은 합의안…노사 ‘한뜻’

KG모빌리티는 지난 6월 상견례를 시작으로 총 15차례의 교섭 끝에 지난달 30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이어 31일, 총 2,941명의 조합원 중 1,897명이 찬성하며 64.5%의 동의를 얻어 협상이 최종 마무리됐다.
이번 합의안의 핵심은 단순한 임금 인상에 그치지 않는다. 기본급 7만 5천 원 인상과 함께 PI(생산 장려금) 등 총 350만 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신차 및 신사업 추진 전략’, ‘기술력 강화 계획’까지 포함됐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향후 판매 전략과 생산 계획 전반을 공유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협상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지만, ‘회사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는 공감대가 노사 모두에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위기 속에서 빛난 상생 DNA

이번 무분규 타결은 단순히 기록 경신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고비용 구조와 노사 갈등으로 흔들리는 가운데, KG모빌리티는 정반대의 방향으로 ‘상생’을 실현해냈다.
노사는 ‘회사를 지키는 일은 곧 일자리를 지키는 일’이라는 공통된 인식 아래, 입장 차를 좁혀갔다. 특히 신뢰 회복과 소비자 만족이라는 장기적 목표에 대한 공감이 교섭의 분기점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결단이 판매량 확대와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이제는 액티언 하이브리드 같은 전략 차종의 생산을 늘리고,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16년 무분규…자동차업계 이례적 기록

한편 자동차 산업에서 노사 갈등은 ‘숙명’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KG모빌리티는 이 공식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단 한 번의 파업 없이 협상을 마무리해온 것이다.
이는 업계에서도 드문 일이다. ‘무분규 16년’이라는 숫자에는 단순한 평화 이상의 가치가 담겨 있다. 꾸준히 상생의 문화를 쌓아온 결과, KG모빌리티는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도 기술과 제품 전략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
또한, 노동자들의 희생과 경영진의 개방적인 태도가 서로 맞물리며 긍정적인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