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고급스럽다더니”…벤츠·BMW 마저 엄두도 못 낸다는 럭셔리 끝판왕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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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아라베스크 (출처-롤스로이스)

롤스로이스모터카가 지난 13일 전 세계 단 한 대만 제작된 비스포크 모델 ‘팬텀 아라베스크(Phantom Arabesque)’를 공개했다. 이 차량의 핵심은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보닛 전체에 적용된 레이저 각인 기술이다.

롤스로이스 익스테리어 서피스 센터가 5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특허를 획득한 이 공법은, 도장층을 145~190마이크론(0.145~0.19mm) 깊이로 정밀하게 제거해 하단 색상을 노출시키는 방식이다.

단순 인쇄나 필름 래핑과 근본적으로 다른 이 기술은 도장층 자체에 패턴을 영구 통합함으로써 내구성과 입체감을 동시에 확보했으며 팬텀 익스텐디드 기본 가격이 8억 원대임을 감안할 때, 이 차량의 가격은 10억 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5세기 이탈리아 기법의 21세기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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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아라베스크 (출처-롤스로이스)

레이저 각인 기술의 철학적 뿌리는 이탈리아 전통 미술 기법 ‘스그라피토(Sgraffito)’다. 표층을 정밀하게 긁어내 하단 색을 드러내는 이 고전 기법은 수백 년간 유럽의 도자기와 벽화에 사용됐다.

롤스로이스는 이 아날로그 전통을 현대 레이저 기술과 융합시켰다. 제작 공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보닛을 다이아몬드 블랙으로 도장한 뒤 여러 겹의 클리어 코트를 적용하고, 최상층에 실버 색상을 도포한다.

이후 레이저로 중동 전통 격자 문양인 ‘마슈라비야’ 패턴을 정밀하게 각인하면 하단의 블랙 색상이 드러난다. 마지막 단계는 수작업 샌딩으로, 이를 통해 빛의 각도에 따라 패턴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효과를 완성한다.

보닛에 담아낸 1,000년 건축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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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아라베스크 (출처-롤스로이스)

디자인의 핵심 모티프인 마슈라비야는 중동·북아프리카 전통 건축의 대표적 요소다. 1,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이 격자 문양은 프라이버시 보호, 빛 조절, 공기 흐름 조절이라는 실용적 기능과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동시에 구현한다.

외관은 다이아몬드 블랙과 실버의 투톤 컬러, 22인치 부분 광택 알로이 휠, 어두운 크롬 판테온 그릴로 마무리됐으며, 실내는 셀비 그레이와 블랙 가죽의 조합으로 차분한 우아함을 완성했다.

특히 보닛뿐 아니라 대시보드의 ‘갤러리’ 공간에도 블랙우드와 블랙 볼리바르 목재로 마슈라비야 패턴을 재현했으며, 손으로 직접 그린 실버 코치라인에도 동일한 모티프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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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아라베스크 (출처-롤스로이스)

미셸 러스비 롤스로이스 비스포크 수석 디자이너는 “마슈라비야는 장식적 아름다움과 실용적 가치를 모두 담고 있는 중동의 대표적 디자인 언어”라며 “팬텀 아라베스크는 이러한 문화적 뿌리를 존중하며 롤스로이스다운 방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3사가 따라올 수 없는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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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아라베스크 (출처-롤스로이스)

한편 토비아스 지헤네더 롤스로이스 익스테리어 서피스 센터 총괄 매니저는 “이 공정을 개발하기까지 롤스로이스 전 팀이 수년에 걸쳐 실험을 거듭했다”며 “팬텀 아라베스크는 향후 고객들을 위한 완전히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여는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는 단순 커스터마이제이션을 넘어 공정 기술 자체의 혁신으로, 벤츠·BMW 등 경쟁 브랜드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영역으로 5년의 R&D 투자는 롤스로이스가 장인 정신과 첨단 기술을 어떻게 결합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