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BYD, 일본 시장 본격 확장
기지개 켜는 美·中, 일본 완성차 압박
보급률 저조한 日 전기차 ‘빨간불’

그간 내연기관 강국으로 불렸던 일본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BYD)가 일본 전기차(EV) 시장에서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서며 토종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일본 완성차 업계는 여전히 차세대 전기차 출시가 늦어지는 상황인데 이 틈을 노리고 외국 브랜드들이 매장 확대와 판매 전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매장 50개 목표한 테슬라, 판매 방식도 전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테슬라가 올해 말까지 일본 내 매장을 현재 23개에서 30개로 늘리고, 2025년 말까지 50개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온라인 중심으로 차량을 판매하던 테슬라가 전략을 바꾸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방식으로 매장을 직접 운영하는 직영 형태를 선택한 것이다.
향후에는 최대 10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새로 문을 여는 매장 대부분은 대형 쇼핑몰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상업시설에 위치하게 된다.

또한 테슬라는 일본 내 약 130곳의 급속 충전소 인프라를 더 확대할 계획이며, 일본 전용 충전장치와 호환 가능한 어댑터도 제공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테슬라가 일본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로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판매 실적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테슬라는 일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약 70% 증가한 4600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향후 테슬라는 일본 수입차 시장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자리를 넘볼 계획이다.
중국 BYD도 100개 매장 준비…경차 시장까지 진입

중국 대표 전기차 업체 BYD 역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본 내 63개 매장을 운영하던 BYD는 올해 안으로 100개까지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내년 후반기부터 일본 경차 시장에 본격 진입하겠다는 점이다. 일본 경차 시장은 혼다, 스즈키, 다이하츠 등 자국 브랜드들이 지배하고 있어 외국 업체들이 발붙이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힌다.
BYD가 이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는 자체만으로도 현지 업체들에겐 긴장감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BYD는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일본 시장까지 위협하며 본격적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전기차 후진국’ 일본, 타이밍 놓칠까

현재 일본은 전기차 보급 속도가 더딘 국가 중 하나다.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은 2만732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대한 선호가 강하고, 전기차 인프라 역시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토요타, 혼다, 닛산 모두 전기차 관련 주력 모델의 본격적인 출시는 2026년 이후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와 BYD의 공격적인 일본 시장 진출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닛케이는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차세대 전기차를 내년 이후에나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대로라면 미국과 중국 업체에 시장을 내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