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된 게 언제인데”…벤츠·BMW까지 꺾은 국산차, 정체 보니 ‘이럴 수가’

20만km 넘긴 차량 비율
SUV·수입차 장거리 강세
단종 체어맨 국산 톱3
Volvo Lexus Chairman Durability
체어맨 (출처-쌍용자동차)

국내 도로에서 ‘20만km를 넘길 때까지’ 가장 오래 달린 차는 어떤 브랜드일까.

차량이 처음 등록된 뒤 말소될 때까지의 주행거리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SUV가 세단을 크게 앞섰고 수입 브랜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UV 부문 1위는 볼보, 세단 부문 1위는 렉서스가 차지했으며, 국산 세단 가운데서는 이미 단종된 체어맨이 벤츠와 BMW를 제치고 상위권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조사 대상과 SUV 상위권

Volvo Lexus Chairman Durability (2)
XC40 (출처-볼보)

이번 조사는 자동차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와 등록 데이터 분석 전문기업 CL M&S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2000년 이후 최초 등록된 국산·수입 승용차(병행수입 제외) 가운데 2024년 자진 말소·폐차로 등록이 말소된 10년 이상 경과 차량 47만여 대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SUV 부문에서 20만km 초과 주행 비율 1위는 볼보로 74.1%를 기록했다. 이어 BMW 73.1%, 아우디 71.8%, 렉서스 70.5%, 랜드로버 68.5% 순으로 5위까지 모두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가 차지했다.

국산 브랜드 중에서는 르노코리아 65.9%, 기아 65.7%, 현대차 65.6%가 근소한 차이로 6~8위에 올랐다.

세단 부문 1위 렉서스, 국산은 체어맨 돌풍

Volvo Lexus Chairman Durability (3)
LS500 (출처-렉서스)

세단 부문에서는 렉서스가 20만km 초과 주행 비율 62.1%로 1위에 올랐다. 그 뒤로 폭스바겐 57.0%, KG모빌리티 55.5%, BMW 55.4%, 벤츠 54.4%, 혼다 53.1% 순으로 집계됐다.

렉서스는 2위 폭스바겐과 5%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며 장거리 주행 내구성을 입증했다. 국산차 중에서는 KG모빌리티의 수치가 돋보인다.

쌍용차 시절 세단 라인업이 사실상 체어맨 하나뿐이었던 상황에서 55.5%라는 비율을 기록해 벤츠, BMW, 현대차보다 높은 성적을 냈다.

Volvo Lexus Chairman Durability (4)
체어맨 (출처-쌍용자동차)

체어맨은 ‘벤츠 기술을 바탕으로 만든 국산 최고급 대형 세단’으로 1997년 출시돼 2018년 단종될 때까지 플래그십 모델로 판매됐다.

이번 결과는 체어맨이 단순한 이미지용 고급차가 아니라 실제로도 오래 타는 차로 선택받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SUV·수입차 강세와 해석

Volvo Lexus Chairman Durability (5)
XC90 (출처-볼보)

분석 결과 SUV와 수입차의 우위는 통계로도 뚜렷했다. SUV는 20만km 초과 주행 비율이 평균 63.7%로, 세단 평균 46.2%를 크게 웃돌았다. 세단 부문 1위인 렉서스조차 62.1%로 SUV 평균에는 다소 못 미친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SUV의 사용 용도와 차체 구조, 가격 차이를 감안하면 내구성에서 세단을 앞서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고가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일수록 차량을 오래 보유하는 패턴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어떤 차를 새로 사느냐 못지않게, 20만km를 넘겨서까지 계속 타는 차가 무엇인지가 브랜드 신뢰와 내구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