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찜통 물류센터 개선하라”
8월 15일 2차 파업 예고
불매운동까지 확산 움직임

폭염 속에서 작업을 이어가던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이 쓰러지고 있다. 에어컨도 없이 37도가 넘는 고온에 노출된 작업 환경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쿠팡물류센터지회는 ‘하루 파업’에 돌입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서 노조는 “2시간마다 20분씩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냉방시설을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고양물류센터는 37.4도까지 올랐지만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며 “이런 환경에서 계속 일하라는 건 무리”라고 비판했다.
현장 변화 없다… 청문회 약속은 어디로

쿠팡은 지난 1월 국회 청문회에서 노동 환경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당시 강한승 쿠팡 대표와 정종철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표는 현장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노조는 “반년이 지났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산업안전보건 규칙 개정안도 여전히 현장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며 “찜통 같은 물류센터를 바꾸기 위해 다시 행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한 노동자들은 “회사가 설치한 온도계가 실제 폭염 상태를 반영하지 못한다”며, 기준 미달을 이유로 휴식을 제공하지 않는 운영 방식을 비판하고 있다.
노조는 계약직과 일용직을 중심으로 연차 사용, 보건 휴가, 출근 신청 거부 등을 통해 파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는 15일 광복절에는 두 번째 하루 파업을 예고했고, 14일에는 하루 불매운동을 추진한다.
쿠팡 “배송 문제 없다”… 불만은 확산

쿠팡은 파업에도 로켓배송은 정상 운영 중이라는 입장이다. 쿠팡 고객센터는 “일부 물류센터 파업이 있었지만 배송에는 영향이 없다”고 공지했다.
물류업계 관계자 역시 “출근율은 100%에 가까우며, 대체 인력 투입으로 배송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조는 “물류센터 내부 사정이 소비자에게는 드러나지 않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고 맞서고 있다. 노동 환경 개선 없이 배송만 유지하는 대응이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쿠팡과 노조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8월 15일 예정된 2차 파업과 소비자 반응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