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공든 탑 무너질 뻔”…아우디가 실패 공식 인정하고 되돌린 ‘이것’

audi-a4-naming-strategy-failure-official-admission (1)
아우디, ‘A4→A5’ 네이밍 전략 실패 인정 (출처-아우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아우디가 2023년 발표한 네이밍 전략의 핵심이었던 ‘A4→A5 변경’이 실패작임을 공식 인정했다.

32년 역사를 가진 A4 명칭을 버리고 A5로 통합한 결정이 오히려 고객 혼란과 딜러 반발을 초래하면서, 회사는 결국 전통적 네이밍 체계로 회귀하는 수순을 밟게 됐다.

이번 정책 번복은 단순한 명칭 변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94년 초대 모델 출시 이후 아우디의 얼굴로 자리잡은 A4는 2007년 B8 세대에서 BMW 3시리즈를 능가하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브랜드 가치의 핵심으로 평가받아왔다. 이처럼 시장에서 검증된 명칭을 포기한 것은 전략적 판단 착오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3년 전략, 시장에서 외면당하다

audi-a4-naming-strategy-failure-official-admission (2)
아우디, ‘A4→A5’ 네이밍 전략 실패 인정 (출처-아우디)

아우디가 야심차게 준비한 네이밍 개편안은 명확한 논리를 담고 있었다. 내연기관 차량에는 홀수 번호(A3, A5, A7), 전기차에는 짝수 번호(e-tron 시리즈)를 부여해 파워트레인을 직관적으로 구분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이에 따라 A4 세단과 아반트는 기존 쿠페 전용 명칭이었던 A5로 통합됐고, 고성능 모델인 S4 역시 S5로 개명됐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32년간 축적된 A4의 브랜드 인지도를 무시한 채 갑작스럽게 A5로 변경하자, 기존 고객들은 “같은 차인데 왜 이름을 바꾸느냐”며 혼란을 호소했다.

특히 중고차 시장에서는 A4의 역사적 가치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딜러 네트워크는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었다. A6을 A7로 변경하려던 계획 역시 2025년 2월 비슷한 이유로 철회된 바 있다.

CEO 직접 나서 “A4 복귀” 시사

audi-a4-naming-strategy-failure-official-admission (3)
아우디, ‘A4→A5’ 네이밍 전략 실패 인정 (출처-아우디)

결국 아우디 CEO 게르노트 델너가 직접 정책 전환을 공식화했다. 그는 “회사가 전통적 네이밍 논리로 복귀할 것”이라며 “승용차는 A, 크로스오버는 Q를 사용하고 숫자는 차량 크기와 클래스를 나타내는 방식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특히 “A4 명칭이 모델의 다음 업데이트 중 하나에서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사실상 A4 부활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번 조치가 단순히 명칭만 되돌리는 것이 아니다.

아우디는 컨트롤 요소 재설계, 엔진 명칭 체계 복구, S·RS 라인업의 시각적 차별화 강화 등 브랜드 전체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작업을 병행 중이다. 이에 따라 2028년 출시 예정인 A4 e-트론은 전기차 전용 명칭 체계를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브랜드 헤리티지를 무시한 대가

audi-a4-naming-strategy-failure-official-admission (4)
아우디, ‘A4→A5’ 네이밍 전략 실패 인정 (출처-아우디)

한편 이번 사태는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교훈을 남긴다. 아무리 명확한 논리를 가진 전략이라도 소비자의 감성적 연결고리와 브랜드 헤리티지를 무시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A4는 단순한 세그먼트 명칭이 아니라 아우디의 정체성 그 자체였다. 2007년 B8 세대가 아우디 R8에 이어 LED 데이타임 라이트를 적용해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 이 기술을 확산시켰던 것처럼, A4는 혁신의 상징이었다.

결국 프리미엄 세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C-Class, BMW 3시리즈와 어깨를 나란히 해온 A4의 복귀는 아우디에게 재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audi-a4-naming-strategy-failure-official-admission (5)
아우디, ‘A4→A5’ 네이밍 전략 실패 인정 (출처-아우디)

다만 이번 혼란으로 손상된 브랜드 신뢰도를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아우디가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전기차 시대에도 고객 지향적 네이밍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