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도 안 보고 3000대 계약”…쏘렌토·팰리세이드 잡으러 온 ‘이 차’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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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 (출처-르노코리아)

르노코리아의 플래그십 SUV ‘필랑트’가 사전계약 시작 2주 만에 3,000대를 돌파하며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2일 르노코리아 영업점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계약을 개시한 필랑트는 전국 전시장에 실차조차 배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같은 성과를 기록했다.

준수한 출발이지만, 이는 지난 2024년 출시한 그랑콜레오스의 초기 기록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실차도 없는데 3,000대… 조용한 흥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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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 (출처-르노코리아)

필랑트는 르노코리아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준대형 SUV다. 중대형급 바디를 갖춘 이 모델은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팰리세이드 사이에 포지셔닝되며, 쿠페형 디자인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앞세워 준대형 SUV의 고질적 약점인 연비 문제를 개선했다.

또한 유럽 감성의 전면부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은 공개 직후부터 호평을 받았다.주목할 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필랑트는 동급 수입 SUV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를 형성하면서도, 현대차·기아의 준대형 라인업과 비교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주행 보조 시스템(ADAS)과 편의 사양을 기본으로 폭넓게 탑재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월부터 전국 전시장에 실차가 배치되고 시승 행사가 본격화되면 계약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69% 급락, 생존 걸린 전략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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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 (출처-르노코리아)

필랑트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라 르노코리아의 생존 전략 그 자체다. 회사는 2026년을 ‘원-투펀치’ 전략의 해로 규정했다. 그랑콜레오스가 중형 SUV 시장에서 안정적 판매를 담당한다면, 필랑트는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글로벌 수출 확대를 책임진다.

이에 따라 르노는 필랑트를 남미, 중동, 아시아, 지중해 연안 국가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특히 수출 회복은 절박한 과제다. 2025년 수출이 전년 대비 46.7% 급락하면서 부산공장 가동률이 하락했고, 이는 고용 안정성 문제로 직결됐다.

다만 필랑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 물량을 확보할 경우, 부산공장의 역할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반대로 실패할 경우 구조조정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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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 (출처-르노코리아)

특히 필랑트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르노코리아의 구조적 위기 때문이다. 2022년 11만7,020대였던 수출 물량은 2023년 8만2,228대, 2024년 6만7,123대를 거쳐 2025년에는 3만5,773대까지 급락했다.

불과 3년 사이 69%가 증발한 것이다. 내수 시장은 그랑콜레오스 효과로 2023년 2만2,048대에서 2025년 5만2,271대로 성장했지만, 국내 시장만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쏘렌토-팰리세이드 사이 비집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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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랑트 (출처-르노코리아)

한편 필랑트가 노리는 시장은 국내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다. 중형 및 준대형 SUV 세그먼트는 패밀리카 수요가 집중된 시장으로,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팰리세이드가 양분하고 있다.

필랑트의 차별화 포인트는 하이브리드다. 준대형 SUV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연비와 출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면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합리적인 가격대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랑콜레오스가 출시 초기 호조를 보이다가 신차 효과가 빠르게 소멸한 전례가 있어, 필랑트 역시 지속 가능한 판매량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