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BYD가 글로벌 베스트셀러 아토 3의 2026년형 모델 ‘에보(Evo)’를 통해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과 기아 니로 EV가 주도하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본격 공세를 시작했다.
신형 모델은 단순 연식 변경이 아닌 플랫폼 재설계 수준의 변화를 담아낸 것으로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BYD가 현대차그룹의 프리미엄 기술로 여겨지던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보급형 모델에 과감히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는 아이오닉 5나 EV6 같은 상위 전용 전기차에만 탑재되던 스펙을 대중 시장으로 끌어내린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전륜 버리고 후륜 택한 ‘파격 변신’
아토 3 에보의 가장 큰 변화는 구동 방식이다. 기존 전륜구동(FWD)에서 후륜구동(RWD)으로 전환하며 기본 모델 최고출력이 201마력에서 308마력(230kW)으로 50% 이상 증가했다.
새로 추가된 듀얼 모터 사륜구동(4WD) 사양은 최고출력 443마력(330kW), 최대토크 580Nm를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9초로, 폭스바겐 골프 R을 능가하는 수치다.
차체는 소형 SUV지만 성능은 중형 고성능 모델에 근접한다. 구동계 재배치로 확보한 101리터 용량의 프렁크는 실용성까지 더했다.
800V 충전, 보급형 벽 넘어
현대차그룹이 테슬라와의 기술 경쟁에서 내세운 핵심 무기는 800V 초고속 충전이었다. BYD는 아토 3 에보에 이 시스템을 전격 도입하며 현대차의 기술 우위를 무력화했다.
특히 최대 충전 속도는 150kW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7분이 소요된다. 이는 400V 시스템을 사용하는 코나 일렉트릭이나 니로 EV가 구조적으로 도달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배터리 용량은 75.88kWh로 확대되어 CLTC 기준 최대 650km(후륜 기본 모델)의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사륜 모델은 510km로 줄지만, 여전히 경쟁 모델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가격 경쟁력이 관건, 현대차 대응은
한편 BYD의 강점은 배터리부터 반도체까지 수직 계열화를 통한 원가 절감 능력으로 중국 시장 기준 아토 3 에보의 가격은 약 15만 위안(약 2,8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코나 일렉트릭과 유사한 가격대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에 204마력 단일 사양만 제공하며 제로백 7초대 후반에 머물러 있다. 성능과 충전 속도에서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이 보급형 라인업에 800V 시스템 적용을 검토할지 주목된다.
다만 아토 3의 한국 시장 출시는 2025년 4월에 이뤄졌으나, 2026년형 모델의 국내 도입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현재 BYD의 공세는 기술 격차 해소를 넘어 상위 기술의 대중화를 통해 시장 판도를 흔드는 전략이다.
따라서 현대차가 프리미엄 모델에만 제한했던 스펙을 보급형에 쏟아붓는 BYD의 행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