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나 팔릴 줄 알았는데”…현대차, 중국발 악재에 안방 내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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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브랜드 선전에 현대차 위기론 (출처-현대차,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시장에서 한국차는 향후 3~5년 내 점유율을 모두 잃고 짐을 싸야 할 것이다.” 2023년 왕촨푸 BYD 회장이 던진 이 도발적 발언은 당시 한국 업계에서 ‘오만한 허세’로 치부됐다.

하지만 2026년 2월 현재, 이 예언은 중국 현지를 넘어 한국 안방 시장에서까지 현실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BYD코리아가 진출 첫 해인 2025년 6,000대를 판매하며 예상을 뒤엎은 데 이어, 올해는 토요타를 능가하는 서비스 인프라와 신차 3종으로 현대차 아성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8위(2025년 1~11월 기준 57만 대)를 기록한 현대차·기아가 내수 시장에서마저 중국 브랜드의 거센 파상공세에 직면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현대차가 2025년 4분기 영업이익 39.9% 급감이라는 충격을 겪으며 수익성 악화 신호를 보인 시점에 터진 이번 사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택시나 팔리겠지”…비웃음 뒤집은 6,000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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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 3 (출처-BYD)

2025년 초 BYD 한국 진출 당시 여론은 냉소적이었다. “중국차를 누가 타느냐”는 편견 속에 시장은 1년간 3,000대 안팎의 판매를 점쳤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BYD는 연간 6,000대를 판매하며 수입 전기차 브랜드 중 테슬라 다음 가는 성과를 냈다. 전기 세단 씰(Seal)과 SUV 아토 3가 2030세대와 실속파 소비자 공략에 성공한 결과다.

자신감을 얻은 BYD는 2026년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67% 증가한 1만 대로 상향 조정했다. ‘수입차 1만 대 클럽’은 벤츠·BMW 등 프리미엄 브랜드만이 누려온 상징적 고지다.

업계 관계자는 “BYD의 1만 대 목표 달성 시,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며 “특히 2,000만 원대 보급형 세그먼트에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PHEV 공백 파고드는 ‘DM-i’ 기술…하이브리드 시장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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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핀 액티브 (출처-BYD)

BYD의 진짜 무기는 올해 투입되는 신차 라인업에 있다. 글로벌 100만 대 판매를 기록한 소형 해치백 돌핀(Dolphin)은 2,000만 원대 가격으로 경·소형 전기차 시장을 정조준한다.

여기에 18년간 개발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기술 ‘DM-i’까지 더해지면서, 현대차가 사실상 내수 시장에 공급하지 않는 PHEV 공백을 정확히 파고들고 있다.

DM-i 시스템은 전기 모드만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며, 배터리 방전 시에도 리터당 20km를 넘는 연비를 발휘한다. 충전 인프라 부족으로 순수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에게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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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 U DM-i (출처-BYD)

실제 현대차는 2025년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를 63만 5,000대(전년 비 15.3% 증가)로 늘렸지만, 이 중 대부분이 수출용이다. 내수 시장에서는 싼타페·쏘렌토 하이브리드가 독주하지만, PHEV 라인업 부재로 ‘BYD 틈새’를 허용한 셈이다.

토요타 넘는 서비스망…”물량전 인프라” 완성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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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사상 서비스센터 (출처-BYD코리아)

BYD가 진출 1년 만에 거둔 성과의 배경에는 공격적 인프라 투자가 있다. BYD코리아는 2026년 말까지 전시장 35곳, 서비스센터 26곳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한국 진출 20년이 넘은 토요타(전시장 32곳)를 추월하는 규모이며, 포드(25곳)·폭스바겐(22곳)은 물론 전기차 1위 테슬라(8곳)보다 3배 이상 촘촘한 네트워크다.

“중국차는 고장 나면 끝”이라는 편견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략인데 업계는 “BYD가 단순히 차량만 파는 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AS망까지 국산차 수준으로 깔고 있다”며 “현대차가 안방에서 방심하면 가격·물량·서비스 3박자 공세에 주도권을 내줄 위험이 현실화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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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SDV 경쟁력 강화 나서 (출처-현대차그룹)

한편 현대차는 2026년 미래 모빌리티 중심으로 17조 8,000억 원을 투자하며 전기차·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2025년 4분기 미국 관세 여파로 영업이익이 39.9% 급감하며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8위 전기차 제조사로서의 위상을 지키려면, 내수 시장에서도 PHEV 라인업 공백을 메우고 보급형 세그먼트 경쟁력을 시급히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