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소형 전기 SUV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고 대기 기간이 2026년 2월 기준 최장 23개월에 달하며 국내 SUV 세그먼트에서 ‘가장 구하기 어려운 차량’으로 부상했다.
프리미엄과 인스퍼레이션 트림은 23개월, 크로스 트림은 21개월의 대기 기간이 소요되며, 투톤루프나 매트컬러 선택 시에는 최대 29개월까지 연장된다. 이는 기아 쏘렌토를 비롯한 중형 SUV의 대기 기간을 상회하는 이례적 수치다.
전장 3,825~3,845mm의 경차급 차체임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은 가격 경쟁력과 글로벌 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2,787만원부터 시작하는 진입 장벽이 전기차 대중화의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평가한다.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합산하면 2,000만원 초반대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5060세대를 중심으로 그랜저급 중형 세단 대신 캐스퍼 일렉트릭을 선택하는 사례가 급증한 것이다.
네이버 오너평가 9.1점, 주행·디자인 압도적 만족도
네이버 마이카 오너평가에서 캐스퍼 일렉트릭은 종합 9.1점을 기록하며 높은 실사용 만족도를 입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주행 9.6점, 디자인 9.4점, 주행거리 9.4점 순으로 평가받았다.
최고출력 113.3마력, 최대토크 15kg.m를 발휘하는 전기 모터는 “탄탄한 하체와 생각보다 훌륭한 주행성능”이라는 실사용자 평가로 이어졌다.
외관 디자인은 전면부 파라메트릭 픽셀 LED 헤드램프와 휠베이스 2,580mm에 구현된 독특한 C필러 구조로 호평을 받았으며 42kWh 배터리 기반 1회 완충 시 278~285km의 주행거리는 도심 통근용으로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현대 스마트센스 기반 ADAS를 기본 탑재하며 안전성까지 확보한 점도 다양한 연령층 확대에 기여했다. 다만 오너평가에서 유일하게 8.5점을 기록한 거주성은 전폭 1,610mm, 전고 1,575~1,610mm의 소형 차체 한계를 반영한다.
글로벌 수출 우선 배정, 국내 공급 부족 심화
23개월 대기 행렬의 근본 원인은 현대차의 글로벌 수출 우선 전략에 있다. 2024년 10월 광주글로벌모터스에서 유럽 수출 기념식을 개최한 이후, 10월 2,600대, 11월 4,400대, 12월 4,100대가 세계 54개국으로 선적됐다.
네덜란드와 일본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면서 국내 배정 물량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것으로 제조사의 생산 능력이 글로벌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공급량 확대 여부가 향후 시장 점유율을 좌우할 전망이다.
특히 인천 지역만 2026년 상반기에 6,823대의 전기차 보조금이 지급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공급 부족은 잠재 고객의 경쟁 모델 이탈을 초래할 수 있다.
가격 항목에서 9점을 받으며 거주성(8.5점)보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소비 패턴이 확인된 만큼, 제조사의 국내 물량 배분 전략 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내연기관 중심 시장 재편 신호, TCO 우선 시대 도래
한편 업계에서는 캐스퍼 일렉트릭의 출고 대란을 단순한 공급 부족이 아닌 전기차 시장 구조 변화의 신호로 해석한다. 경차급 전기 SUV가 중형 SUV 쏘렐토를 제치고 구매 난이도 1위에 오른 것은 시장 수요의 급격한 이동을 의미한다.
실사용자들이 “전기료가 정말 싸고, 가속이 정말 잘 된다”고 평가하며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를 체감한 것이 구매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KNCAP 2024년 평가에서 안전도 종합등급 3등급을 획득하고, 국내 시판 차량 최초로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를 탑재하며 품질 우려도 불식시킨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