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장에서 사라진 제네시스 GV80 3.0 디젤 모델이 중고차 시장에서 ‘역주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인증중고차 시세 조회 서비스 ‘하이랩’에 따르면 2020~2023년식 GV80 3.0 디젤의 평균 시세는 주행거리 3만km 무사고 기준 4,463~6,186만 원대로 집계됐다. 이는 준중형 SUV 쏘렌토의 신차 가격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구매층의 명확한 특성이다. 지난 2025년 12월 기준 구매자의 23.7%가 40대 남성으로 나타났으며, 50대 남성 18.8%, 30대 남성 17%가 뒤를 이었다.
전체 구매자 중 남성 비중이 약 72%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이는 장거리 출퇴근과 가족 수송을 병행하는 중년층이 프리미엄 SUV의 실용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트렌드를 반영한다.
디젤 단종이 부른 중고차 시장 재평가
GV80 디젤 모델은 현행 라인업에서 완전히 제외됐다. 제네시스가 내연기관 감축 정책에 따라 2024년형부터 가솔린 모델(2.5 터보, 3.5 터보) 중심으로 재편한 결과다. 이로 인해 3.0 디젤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조성됐다.
디젤 모델의 강점은 연비 효율성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3리터 직렬 6기통 디젤 싱글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kg.m를 발휘하며, 공인 복합 연비 11.8km/L, 고속도로 연비 13.7km/L를 기록한다.
장거리 주행 시 가솔린 모델 대비 연료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장 4,945mm, 휠베이스 2,955mm의 광활한 실내 공간 역시 가족 단위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2020년식 모델에 구매 집중…지역별 편차도 뚜렷
지난 6개월간 구매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체 거래량의 49.3%가 2020년식 모델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식은 600건이 판매된 반면, 2021년식 298건, 2022년식 194건, 2023년식 126건으로 연식이 최신일수록 거래량이 감소하는 역설적 패턴을 보였다.
이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구매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주행거리별 가격대는 1만km 이하 매물이 4,595~6,135만 원, 10만km 이상은 3,735~5,329만 원대로 형성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355건으로 최다 거래량을 기록했으며, 서울 174건, 경남 80건, 인천 78건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과 광역시 중심의 거래 패턴은 프리미엄 세그먼트 차량의 전형적인 수요 분포를 보여준다.
장거리 주행자 중심 수요 지속 전망
한편 중고차 업계 관계자들은 GV80 디젤 모델의 수요가 당분간 견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차 시장에서 디젤 옵션이 사라지면서 희소성이 부각되는 동시에, 가솔린 대비 우수한 연비 성능이 유류비 부담을 완화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전기차 전환 과도기에 장거리 운행이 잦은 직장인과 자영업자층을 중심으로 실용적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는 추세다. 다만 향후 환경규제 강화와 노후 디젤 차량에 대한 제재가 확대될 경우, 2020~2021년식 초기 모델의 재판매 가치는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내구성과 디젤 엔진의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는, 구매 시점과 향후 5년간의 유지비 시뮬레이션이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