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100만대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2014년 기아 쏘울 EV로 시장에 진입한 지 12년 만이다.
지난 1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두 브랜드는 지난해까지 유럾에서 전기차 총 91만5996대를 판매했으며, 월평균 1만5000대 수준의 판매 추이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중 1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5년의 가파른 반등세다. 전년(2024년) 12만1705대에서 51.1% 급증한 18만3912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판매량을 경신했다. 2024년 독일 등 주요국의 보조금 축소로 17.5% 역성장했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E-GMP 전용 전기차가 이끈 성장
반등의 핵심 동력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 기반 모델이었다. 2025년 현대차·기아의 E-GMP 차량 판매는 12만232대로 전체 전기차 판매의 65%를 차지했다.
특히 현대차 아이오닉9과 기아 EV4, EV5 등 신차 효과가 주효했다. 현재 현대차는 아이오닉5·5N·6·9 등 4종, 기아는 EV3·4·5·6·9와 상용 PV5까지 6종의 전용 전기차를 운영 중이다.
이는 내연기관 플랫폼 개조형과 달리 실내 공간 효율과 주행거리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유럽 시장에서 전용 전기차의 판매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형차 투입으로 대중화 전략 가속
올해 현대차·기아는 유럽 특성에 맞춘 소형 전기차를 본격 투입한다. 상반기 중 아이오닉3(현대차)와 EV2(기아)가 출시되며 전용 전기차 라인업은 12종으로 확대된다.
유럽은 좁은 도로와 주차 환경 탓에 소형차 선호도가 높은 시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EV2 출시로 EV3·4·5로 이어지는 대중화 전기차 풀라인업이 완성돼 시장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회사는 올해 유럽에서 연간 20만대 판매 돌파를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2026년 유럽 전체 판매의 32%를 전기차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이는 2025년 4분기 25.4%에서 한층 높아진 목표치로, 전동화 전환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폭스바겐·중국 브랜드와 3파전 구도
다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유럽 전기차 판매 1위를 탈환하며 27만4278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6%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중국 브랜드의 유럽 진출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전동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유럽의 전동화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그만큼 소비자 니즈에 맞는 다양한 전기차를 출시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