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0대 중 1대는”…불황에도 3조 번 ‘이 회사’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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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불황의 그림자가 자동차 시장을 뒤덮은 지난해, 롯데렌탈이 홀로 ‘실적 잔치’를 벌였다. 매출 2조 9,188억 원, 영업이익 3,125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회사가 지난해 사들인 신차가 무려 7만 9,000대에 달해, 현대자동차 국내 판매량의 11.5%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단일 기업이 이 정도 물량을 소화한다는 것은, 롯데렌탈이 명실상부한 ‘슈퍼 바이어’임을 입증한다.

이러한 대규모 구매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다. 고물가·고금리 시대를 맞아 신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렌터카로 눈을 돌리면서, 롯데렌탈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엔데믹 이후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단기 렌터카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5%나 폭증했다. 불경기가 오히려 렌터카 업계에는 기회가 된 셈이다.

현대차 10대 중 1대는 롯데렌탈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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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 (출처-롯데렌탈)

지난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의 국내 승용 및 RV 판매량은 약 68만~70만 대 수준이다. 롯데렌탈이 구매한 7만 9,000대는 이 중 11.5%에 해당하는 규모다.

물론 롯데렌탈은 기아, 수입차 등 다양한 브랜드를 취급하지만, 현대차 입장에서 볼 때 이 정도 물량을 단번에 소화하는 고객은 흔치 않다. 실제로 롯데렌탈의 신차 구매량은 전년 대비 18%나 증가했으며, 이는 시장 전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의 구매력은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라며 “대량 구매를 통한 가격 협상력과 빠른 회전율이 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의 점유율은 약 20.8%로, 2위인 SK렌터카(15.7%)를 크게 앞서고 있다.

차량 한 대로 세 번 수익 내는 ‘3단 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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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 (출처-롯데렌탈)

롯데렌탈의 진짜 비결은 차량 한 대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3단계 모델’에 있다. 과거 렌터카 업체들은 신차를 일정 기간 대여한 뒤 경매로 처분하는 단순한 구조였다.

하지만 롯데렌탈은 신차 렌트(1차) → 중고차 장기 렌트(2차) → 소매 판매 또는 수출(3차)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했다. 특히 고물가 시대에 신차 렌트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을 겨냥한 ‘마이카 세이브’ 같은 중고차 장기 렌터카 상품이 대박을 쳤다.

실제로 기존 고객이 차량을 반납하지 않고 재계약하는 비율(리텐션)은 전년 49.8%에서 56.2%로 상승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신차 구매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지속적인 렌털 수익을 챙기는 ‘알짜 장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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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 (출처-롯데렌탈)

여기에 다 쓴 차량을 헐값에 도매로 넘기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B2C)하거나 해외로 수출해 마진을 극대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 밸류체인은 경쟁사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강력한 수익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재편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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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탈,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경신 (출처-롯데렌탈)

한편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2025년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 지분 56.2%까지 인수하며 렌터카 업계 1, 2위를 동시에 장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경쟁 제한 우려로 지분 63.5% 인수를 불허한 만큼, 향후 합병 여부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올랐으며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풀리는 2025년 이후, 완성차 제조사·렌터카 업체·중고차 딜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진환 롯데렌탈 대표는 “차량 구매부터 매각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모빌리티 1위 사업자로 입지를 굳히겠다”며 “불황 속에서도 롯데렌탈이 3조 원 실적을 달성한 비결은, 결국 시장 변화를 정확히 읽고 수익 구조를 혁신한 데 있다”고 밝혔다.